|
|
사회복지와 공공성 <유동철 - 동의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들어가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신규 시장 창출을 통한 사회서비스 확충 전락'이다. 사회서비스의 일부를 시장 시스템에 맡기고 경쟁과 효율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겟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서비스 공급 방식이 '바우처'제도이다. 이미 바우처 제도는 노인돌보미, 아이돌보미, 장애인 활동보조인 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러한 방식이 사회복시서비스를 시장화하고 서비스 제공인력의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보다 사회복지가 왜 공공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하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공공재 또는 사유재 사회복지는 공공재(public goods)라고 한다. 공공재는 사유재(private goods)와 다른 속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공급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사회복지의 공공성을 주장하는 주요한 원리 중의 하나이다. 그 속성 중의 하나가 공공재는 비경쟁적, 비배타적으로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유재는 상품과 재화 시장에서 경쟁적이고 배타적으로 공급되고 소비되는 특성을 지닌다. 즉, 누구나 공급할 수 있고 이를 점유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필요가 없이 혼자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수요-공급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공공재는 경쟁적으로 제공되지 못한다.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이상 이들의 경쟁적으로 고품질, 고가의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는 없는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국가의 보조를 받으며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적정한 품질의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바우처 제도는 이와 같은 공공서비스의 적절한 공급이라는 것을 해칠 수 있다. 시장 공급자는 일단 저가 경쟁을 통해 서비스 시장을 독점한 후 독점력을 근간으로 공공서비스의 가격인상을 감행할 수 있으며 이는 저소득층의 가격 부담과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재정부담의 악화라는 현상으로 귀결될 수 있다. 정보는 늘 부족하다 사회복지의 공공성 확보를 주장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정보의 불충분성이다. 경쟁시장론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소비하는 것이 소비자의 효용을 가장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보며,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소비하는 것이 소비자의 효용을 가장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보며,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느 공급자가 과잉광고를 하지 않는지, 어느 공급자의 서비스가 더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 등, 많은 부분에 있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더욱이 사회복지서비스의 경우 생활필수 서비스라는 면에서 잘못된 정보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우 생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래서 국가가 개입해서 서비스의 양과 서비스의 질과 서비스의 과정을 표준화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가 시장에 맡겨질 경우 잘못된 정보에 의해 잘못된 서비스를 선택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생활의 고통에 시달릴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의식도 중요하다 사회복지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근거는 사회복지가 사회연대감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사회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은 한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유도하고, 지역에서 나눔의 활동을 유인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을 형성하게 한다. 그러나 시장은 그렇지 않다. 자원봉사보다는 유급인력을, 나눔보다는 소비를 촉진시키게 만든다. 이렇게 될 경우 인간적인 관계들은 공급자와 소비자의 비인간적 관계로 대체되고 이타심은 이기심에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윤을 넘어 선 자리에 있는 공공기관들이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선택은 우리가 사회복지의 공공성을 강화시켜 낼 것인지, 시장화의 흐름에 내맡길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시장론자들이 주장하는 경쟁과 효율의 관점에 서게 되면 공공재로서의 사회복지는 점점 더 왜소해 질 것이다. 이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시장화를 통해 진행되는 것은 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거대사업체가 바우처사업의 핵심 공급자가 되는 이러한 현실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동의대학교 사회복지과 유동철 교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