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신사(神社)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신사는 일본의 고유 종교인 신도(神道)의 신을 모신 종교 시설입니다. 신사에 모셔지는 신은 예수나 부처처럼 특정하게 정해진 존재가 아니고,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기의 조상을 신으로 모실 수도 있고, 그 지역의 주민들이 존경했던 어느 훌륭한 사람을 신으로 모실 수도 있고, 뭐 아무튼 다양합니다. 그런 모든 사람들을 신사에 모아 놓고 거기에서 기도를 드리는 것이 일본의 고유 종교인 신도가 되겠습니다.
 
야스쿠니신사 또한 이런 신사들 중의 하나입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서, 맨 처음에는 메이지 유신에 반대한 막부군과의 싸움에서 전사한 정부군을 모시기 시작했으며, 그 후로 일본이 겪은 국내외의 여러 전쟁에서 일본을 위해 싸우다가 전사한 사람들을 차례로 모시기 시작했습니다. 야스쿠니신사는 이 때부터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라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묘지 같은 기능, 즉 일본의 호국 영령들을 추모함으로써 일본인들의 애국심과 호국사상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신사가 뭐하는 곳인지, 야스쿠니신사의 건립 목적이 무엇인지 등을 알고 본다면 야스쿠니신사 그 자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거기에 신으로 모셔져 있는 영혼들이지요. 메이지유신 이후에 일본이 벌였던 전쟁(청일전쟁, 러일전쟁 등)들이 대부분 한반도 침략을 목표로 한 전쟁이었는데 야스쿠니신사에는 그 전쟁에 참여했다 죽은 사람들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른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이 합사(合祀-함께 모셔서 제사를 지내는 것)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태평양전쟁은 일본제국주의가 벌인 큰 전쟁으로, 이로 인해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민중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었던 범죄행위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극동군사재판을 통해 일본의 A급 전범들이 처형되었는데 이 사람들이 지난 1978년에 야스쿠니신사에 모셔집니다.
 
헌데 일본의 정치인들이 태평양전쟁이라는 침략 전쟁을 진두 지휘했던 전범들을 참배한다는 것은 곧 태평양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이고, 이는 일본의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행위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주의로 고통을 받았던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일본제국주의 부활의 신호탄으로 느껴지는 위협적인 일입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주변국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래서입니다.